[코로나19 비대면 업무시대] 이준기 삼정KPMG 상무 "기업들, 재택근무 직원 무작정 채찍질 금물"

입력 2021-09-15 09:33   수정 2021-09-15 14:02

≪이 기사는 09월06일(08: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오피스 도입 후 기업들이 이른바 '월급 루팡'을 잡고 싶은 유혹이 생기겠지만, 통제 관점으로 접근해선 안됩니다."

이준기 삼정KPMG 디지털워크플레이스 컨설팅 담당 상무(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업무가 디지털·온라인화되면 전엔 계량화하지 못했던 성과 부분도 상당 부분 측정할 수 있으나 현재로선 업무의 질이나 소통의 긴밀성 등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한계가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정KPMG는 제휴사 KPMG 글로벌의 커넥티드 엔터프라이즈(Connected Enterprise) 방법론을 해외 주요 기업에 이식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활발하게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상무는 "재택근무를 하면 보기 싫은 사람 안보고 혼자 에어컨 키고 드라마도 볼 수 있어 즐겁다는 소수 직원을 겨냥해 통제를 가하면 대다수 직원의 피로도만 높일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실한 직원은 대부분 '사무실에 있을땐 일하다 잠시 쉬는게 당당했는데 집에선 쉬면 불안해 일을 만들어 하게되고 삶과 일의 경계도 없어졌다'고 하소연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불성실한 직원은 통제 속에서도 계량화되는 성과만 전략적으로 노리면서 얼마든지 태업을 할 수 있다. 이 상무는 "기업들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진정한 업무 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디지털 오피스를 활용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이어 "디지털 오피스를 구축할 때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인사제도와 회사 내규 등 전반적인 제도도 정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업무 프로세스에 대면보고나 결제 서류를 올려야하는 내규·관습을 개선하지 않으면 원격 근무 도중 자주 회사에 들어와야하는 비효율이 생긴다"고 했다. 과거 일부 기업이 온라인화를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강화된 보안규정 때문에 오히려 회사 밖에선 업무를 전혀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상무는 "최근 디지털 오피스 구축사업을 하면 정보기술(IT) 책임자는 물론이고 인사 임원도 참여해서 조직 전반의 제도를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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